11년의 직장생활 동안 3번 이직
직장생활을 하며 몇 번의 이직을 경험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과 득과 실 그리고 경력을 가지고 공기업에 이직하려는 사람들이 참고할만한 저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희망하는 이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직을 꿈꾼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나의 경우와 내 주변인의 사례만 들어보면 대략 이렇다. 연봉을 너무 적어서 또는 '어차피 힘들게 일하는 거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지 않겠어?'라는 월급, 연봉 등 결국 돈으로 귀결되는 이야기(이건 내가 이직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근무지, 특히 근무지에 대한 이유로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 공기업에 입사를 해도 2~3년에 한 번씩 순환근무를 해야하거나 일반 기업의 경우에도 발령받은 곳이 너무 시골이라 결혼이 힘들다는 미혼남녀뿐만 아니라 자녀의 교육문제로 도시 또는 교육이 좋은 도시로 주거지를 옮기기 위해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여기에 해당되는게 출퇴근 시간 거리다.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는 분들은 보통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도 출근하는데만 시간을 뺏긴다고 한다.
그리고 직장에서 만나는 특정 사람 또는 관계에서 오는 불화 때문에 이직을 희망하기도 하고, 업무가 맞지 않아 이직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주변에 얘기하면 흔히들 '어딜 가나 똑같다', '네가 잘하면 주위 사람들도 잘 따라올 거다', '이직해도 원하는 업무만 할 수 없고 또 하기 싫은 일이 오게 되어 있다' 등등의 충고를 많이 듣게 된다. 맞는 말이긴 하다. 어딜 가나 미친놈 한 명씩은 있고, 내가 원하는 일만 할 수 없다. 그래도 정 힘들면 이직하는 게 맞다. 판단은 본인이 하자. 내가 느끼는 것과 다른 사람이 옆에서 보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누구도 판단해줄 수 없다.
내가 이직을 3번이나 했던 이유 그리고 득과 실
나는 기본적으로 평생 직장은 없고, 평생을 한 회사에서 헌신하며 일해야 할 이유를 못 느낀다. 능력이 되면 자기 몸 값을 올리기 위해 또는 더 나은 복지를 누리기 위해 또는 더 나은 워라밸을 위해 이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에서는 그 사람의 직업과 연봉이 그 사람을 대표하는 아니 그 사람 자체가 된다. 더 나은 삶이 있는데 이직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첫 직장은 민간기업이었다. 그것도 충청북도의 어느 지방 소도시에 위치했고, 내 전공과 전혀 맞지 않은 업무 그리고 늦은 퇴근시간 그리고 주말에 자주 출근해야 했고, 낮은 연봉까지 모든 걸 갖춘 회사였지만 이상하게도 그땐 크게 불만이 없었다. 어려서 그랬나.. 아니면 지금 내가 너무 자본주의에 찌들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땐 그랬다.
그런데 이직을 결심한 건 한 순간에 찾아오게 되었다. 부서의 부서장이 사내 정치 비슷한 걸로 권고사직을 받아 퇴사를 당했다. 좋아하던 직장 상사는 아니었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는 순간 남 일이 아니라 언젠가는 나의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겁이 났다. 그래서 안정적인 공기업에 취업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바로 사표를 던지고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도서관을 다니며 무작정 모든 공기업에 원서를 쓰고 시험 준비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었다. 공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무작정 사표만 던졌다. 만약 나 같은 사람이 있다면 아래 링크의 글을 먼저 읽어 보길 바란다.
- EP1. 현직자가 말하는 공기업의 오해와 진실
- EP2.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공기업 목표를 정하기 위한 과정
- EP3. 본격적으로 공기업에 지원서를 쓰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들
- EP4. 목표하는 공기업 설정 및 준비방법
- EP. 5 공무원 시험 안 보고 공무원 되는 방법
우여곡절 끝내 공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었고, 위 링크를 보면 알겠지만 공기업도 공기업 나름이라 더 나은 연봉을 위해 이직을 하게 되었다.
득_연봉, 근무지
몇 번의 이직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바로 연봉과 근무지였다. 옮길 때마다 연봉 천만 원 이상은 올릴 수 있었다. 이직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나 전 직장보다 연봉이 올랐을 때다. 전 직장 동료들과 아직도 연락도 하고 모임도 하기 때문에 회사 사정을 들어보면 노력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근무지,, 서울에 있는 공기업을 다니고 있었다. 나는 왜 사람들이 서울에 올라와서 살려는 이해가 안 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고 높은 주거비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고 싶었기 때문에 항상 이직을 할 때 지방의 광역시 정도에 순환근무 없는 공공기관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중에서도 가족들이 있는 도시로 이직해서 근무지 또한 만족스럽다.
그렇다면 이직을 해서 만족스럽기만 한 걸까?
실_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하는 인지도, 높은 업무량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를 하고, 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인지도가 생겨나고, 업무에 대해 자리를 자게 된다. 또한 대부분 입사 초반에서 3년 이내 그 사람이 어디까지 승진하고, 어느 직책까지 올라갈 것인지 결정 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경력을 이직을 하다 보면 모든 게 리셋이다. 전 직장에서 아무리 좋은 성과와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직하는 순간 모든 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자칫하면 막내 생활을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내가 연봉과 근무지를 얻고 가장 많이 잃어버린 게 이것이다. 전 직장에서 격무부서에서 누가 봐도 한 동안 힘들게 일했고 성과를 냈기 때문에 나름의 자리를 잡고, 동기 중에서 가장 빨리 승진했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표창도 몇 번 받았었다. 그렇게 인지도와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뒤에는 회사생활이 훨씬 편해진다. 흔한 예를 들어 결재를 받을 때도 내가 기안한 문서는 읽어보지도 않고 결재를 하거나 방침이나 보고서를 올려도 '알아서 잘했겠지~' 하는 등 그때부터가 탄탄대로였는데,, 이직을 하고 나니 모든 게 사라졌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렇다. 나의 경우 20대 후반에 공기업 공채 신입으로 입사해서 동기들과 그리고 선배들과 일하다 보면 그 가까운 선배들이 팀장이 되고 실장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알겠지만 직장생활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참 중요한데 이직을 하게 되면 모든게 사라진다.
많이 번 만큼 많이 일하게 돼있다는 말이 사실인가 연봉은 올랐지만 일이 너무 많아졌다. 전 직장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일이 많았던 편이어서 힘들었는데, 여기오니 거기가 천국이더라. 이건 정말 케바케 사람마다 너무 달라서 나랑 같다고 할 수 없겠지만,, 무슨 업무를 할지 모른다는 걸 알아둬라.
경력직으로 공기업 이직하기 위한 방법
제목을 '경력직으로 공기업 이직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썼지만 공기업에서 경력직 채용은 흔하게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력을 인정받고 신입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로 봐야 한다.(가~끔 경력직 채용이 있기도 합니다만 세무사, 회계사, 건축사 등 전문자격에 한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만 말씀드립니다. ) 아래 글은 경력을 가지고 재직 중인 사람들을 위해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여 작성한 내용이기에 해당되는 사람만 읽도록 하자.
민간기업 경력이든 공기업 경력이든 이직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가고자 하는 공기업의 내규 중에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 등에서 채용 시 경력을 어떻게 산정해주는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 경력을 안 받고도 가고 싶다고 하셔도 들어가서 스물여섯 살과 똑같은 월급 받으면 속 터져진다.
공공기관은 기관운영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되어있는데 채용 시 경력 산정에 관한 부분도 내규에 있으니 알리오 또는 클린아이의 기관별 공시정보를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전공시험 + NCS
지인들이 나에게 조언을 구하면 꼭 회사에 재직 중에 이직하길 권하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합격할 거라는 확인 있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데?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운이 나쁘면 안 되는 게 취업이다.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있더라도 내부 직원들이 지원자의 나이를 보고 판단하거나 성별을 보고 판단하거나 경력을 보고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실력과 상관없이 운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모험하지 말자는 게 내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쌩신입보다 경력자들이 채용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전공시험과 스펙이다. 여기서 말하는 스펙이라는 것은 학벌이 아니다. 요즘은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 학교에 나왔는지 나이조차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대학교에서 갓 졸업한 사람과의 경쟁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려면 철저한 시험 준비가 중요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경력자의 경우 시험만 통과하면 면접에서 이길 확률이 70~80%라고 본다. 수많은 면접을 보기도 했고, 회사에서도 채용과정에 참여해본 결과 면접에서 직무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경력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고 현실에 맞는 대답을 잘한다. 그러니 경력자들의 공기업 채용은 전공시험과 NCS 준비가 철저히 되어 있어야 한다.
너는 어떻게 했길래?
나라고 특별한 방법이 있었겠나,, 공기업 채용을 쭉 보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해당하는 전공시험이 반드시 있을 텐데 내 경우엔 전공은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서 문제풀이 위주로 항상 했었다. 기회가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두고 감각을 익히고 있어야 한다.
NCS 같은 경우엔 내가 정말 취약한 부분이었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합격권에는 들어가게 되더라. NCS 때문에 이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참 많은데 나도 그랬고,, 근데 포기 안 하니까 되더라. 단순히 그냥 포기 안 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 경우엔 NCS문제집 한 장씩 찢어가지고 다니면서 출퇴근할 때마다 지하철에서 보고 회사에서 쉬는 시간에 보면서 어떻게 하면 빨리 정확히 풀 수 있는지 생각하고 연습했다.
면 접 : 사례 중심
경력을 가지고 시험 준비해서 전공시험에 합격하면 보통 PT면접이나 직무면접, 임원면접 등이 남아 있는데 아무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경력 있는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런데 웃긴 건 여러 번 면접에 들어가 봤지만 다 경력자더라. 서류에서부터 거르는 건지,,, 그건 모르겠다.
PT면접 / 직무면접
- PT면접이나 직무면접의 경우에는 대부분 해당 부서 또는 실무자로 구성된 직원들이 들어오게 되는데 허무맹랑한 소리보다는 사례 중심의 현실적인 대답을 원한다.
- 그리고 현재 트렌드를 정확히 알고 들어가야 한다. 공기업의 경우 개정된 법령이나 고시, 지침 등에 영향을 바로 받게 되는데 해당 직무에서 적용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 체크하고 면접에서 짚어주면 좋다.
- 블라인드 면접이라고 해도 경력사항은 표기하게 되어 있어서 어느 직장에서 일했는지 면접위원들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해왔던 일에 대해 꼭 정리해놓고 면접 때마다 써먹을 준비를 해야 한다.
임원 면접
- 임원 면접은 일반적으로 인성면접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내가 느낀 바로는 시험, 실무자가 진행한 직무면접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임원면접에서 크게 허튼짓하지 않는 이상 합격한다. 왜냐면 임원면접 보는 사람들은 해당 직무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본인이 소속한 본부 직원을 뽑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다.
- 그리고 회사 내에서 본인 속한 직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직도를 살피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부서가 회사의 메인인지 서포트하는 부서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가야 한다.(내가 이것 때문에 진짜 가고 싶은 곳에서 탈락,,)
- 인성면접 중심으로 잘 준비하고, 당연히 회사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바에 대해 준비하자.
경력자들이 면접에 들어갈 때 반드시 준비해야 할 질문이 있다. 그건 바로...
이직 사유는 무엇인가요?
굉장히 난해하면서도 솔직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내 경우엔 전에도 공기업에 있었으면서 다른 공기업에 이직하려는 이유에 대해서 말하려니 더욱 어려웠다. 그런데 나는 그냥 솔직하게 대답했던 거 같다. 연봉과 주거지 때문이라고,
뭐라고 했냐면 한 집안의 가장인데 조금이라도 월급 더 벌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하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족과 근처에 있는 주거지 때문에 이직하려고 한다.라고 했던 거 같다. 조금 더 정제된 말로 했겠지만 본질은 그렇다.
자기만의 이직사유에 대해서 반드시 준비하고 자연스럽게 준비해야 한다. 한 면접관은 내 대답에 이렇게 반문하더라. '그러지 말고 우리 솔직해져 봅시다. 정말 이직하려고 하시려는 이유가 뭔가요?' 정말 당황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해보자.
어떤 이유로든 이직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몇 번의 이직을 하며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진 않겠지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FIN-